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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과 관련한 인간의 무력함에 관하여
    우리사회와 기독교 2001. 6. 9. 00:38
    오늘을 우리가 한달 이상 겪고 있는 물 부족 사태와 관련된 생각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지난 겨울에는 눈이 지나치게 많이 와서 인간들이 쩔쩔매고, 그것을 어떻게 처치하지 못하는 경험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여름이 되고 더워지자 정반대로 비가 너무 안와서 우리가 어쩔줄을 몰라합니다. 문명이 발달했다고 해도 인간의 힘으로 별로 잘 할 수 없는 것이 없음을 절감하는 순간들 입니다. 우리는 지난 겨울에 그렇게 많아서 처치 곤란해 하던 눈을 얼마 뒤 같은 장소에 끌고 와서 사용하지도 못하는 존재들입니다. 그 때 그 많던 것들을 잘 모아 두었다가 지금 사용할 수도 없는, 그저 그 때 그 때의 형편 가운데서 무력함을 절감하는 사람들일 뿐니다. 그것을 절실히 느끼면서 우리가 참으로 우리의 어떠한 존재됨을 알고 모든 면에서 진정으로 겸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겨울이 지나자 언제 우리가 무력했냐는 듯이 잘난체 하면 사는 우리는 이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언제 물이 부족했느냐고 물을 또 무시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진정 역사 의식이 있으려면 항상 물을 귀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할텐데, 그리고 진정 이 모든 것의 근원이신 분을 존중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옛 사람들은 이런 때에 하늘을 향해 기우제를 지냈을 것입니다. 그것도 어리석은 일이었지요. 하늘이 비를 내려주는 것이 아닌데도, 그저 하늘 자체를 높이며, 또 막연한 천지신명을 생각하며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알지 못하는 신에게 구걸하는 모습이 안스러워 천지의 주재께서 비를 내려 주시면 그 어리석은 이들은 기우제가 효험을 낸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 때의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내는 것 자체는 어리석고 잘못된 일이었지만, 그것으로 그들은 순진한 구석을 나타내 보였었다고 생각됩니다. 무엇엔가에 의존하고, 저들 심령 깊은 곳에 있는 그들 자신이 불의로 억누르고 있는 신의식을 드러내 주었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요즈음 사람들은 그런 간구도 하지 않는 듯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로 바라 보면서, 우리가 참으로 우리 스스로에게 의존할 수 없는 연약한 인간들임을 절실히 느낄 수 있으면 합니다. 그리고 천지와 그 안에 만물을 다 지으시고, 주장하시며, 통치하시고, 그 안에서 우리 구원의 역사를 지어 가시는 만유의 주께 간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에 근거하여 우리는 하늘의 하나님과 아버지와 자녀 관계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물리적인 비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 땅과 산하와 그 백성을 돌아 보소서,

    그리고 그 보다 우리가 더 절실히 필요로 하는 성령의 비를 내려 주사,

    주를 믿지 않는 이들이 복음의 말씀에 반응하게 하시며,

    주를 믿는 다고 하는 이들이 참으로 절실하게 주께 의지하게 하시며,

    우리의 교회가 참 교회다운 모습을 드러내게,

    우리들의 교회에 진정한 부흥을 내려 주소서.

    우리가 회개해야 할 죄들을 찾아 간구하게 하시며,

    우리 존재를 다 들어 주께 순종하게 하시며,

    우리들의 존재와 힘을 다 드려 주의 나라와

    주의 영광을 위해 열심히 살아 갈 수 있도록 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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