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지하철 역의 문화 예찬
    우리사회와 기독교 2001. 5. 17. 23:34
    우리 나라 지하철 운행에는 좋은 점도 많이 있고, 또 문제도 많이 있다. 일단 이번에는 좋은 점을 말해 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꼽고 싶어서 이번에 그에 대해서 말해 보려고 하는 것은 지하철 역이 문화의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에 대한 감사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된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지하철 역이 상당한 문화의 공간이 되어 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기쁨과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먼저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지하철 역에서 방송되는 고전 음악을 듣는 일이 이제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음에 대한 감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기억에도 거의 6년전부터 지하철 역에서 방송으로 고전 음악이 흘러 나오는 것을 경험한 일이 여러 번 있다. (항상 들을 수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나 어느 역에서든지 여러 번 고전 음악이 흘러나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우리들 모두가 고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길거리를 걸으며 우리의 의도와 상관 없이 많이 듣게 되는 신세대 가수들의 음악과 대조 되어 우리의 마음을 상당히 유쾌하게 만든다. 나는 이 고전 음악을 같이 듣는 관광객들이 특히 보편적 서양의 고전 음악을 듣는 일에서 좋은 인상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강하게 하게 되었다. 지하철의 방송이 또 다른 대중 음악으로 변화하지 않고, 어느 역사를 가든지 부드러운 고전 음악을 듣고 우리의 바쁜 마음들이 좀더 느극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

    둘째는 최근에 새롭게 지어 지는 역사들, 특히 중요한 지역의 역사들이 그저 지하철 역이라는 실용성만을 추구하지 않고, 일종의 미술적 구조물로서 건축물적 가치를 돋보이게 건설되고 잇는 것에서 약간의 의하함과 약간의 감동을 느낀 일이 있다. 최근의 지어진 역들이 간간히 새로움을 많이 느끼게 하지만, 특히 이태원에 있는 녹사평역(?)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주었다. 이곳이 외국인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어서 그렇게 지은 것일까? 그렇게 지으면 다른 역보다 건축비가 더 많이 드는 것일까? 얼마나 많이 드는 것일까? 그 지역의 역만 아름답게 지으면 다른 지역의 주민들이 공평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들이 그 역사에 들어서면서 부터 강하게 들 정도로 아름다운 역(?)이라고 하고 싶다. 프랑스 파리의 한 미술관이 이전의 역사를 개조하여 사용하는 것과 같이 우리의 역사들도 이제는 후일에도 여러 모로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고 아름답게 건립되는 모습은 여러 역과 지역 주민들 간의 위화감만 조성하지 않는다면 의미 있는 건축 작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외모와 미관에 신경쓰는 것 만큼 역의 본질인 안전과 그 역의 기능이 효과적으로 수행되도록 건설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지하철 공사에서 의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각종 문화 행사를 역사 안에서 행하도록 유치하는 일들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로 보여졌다. 우리들의 문화적 수준이 이런 작업의 결과로 좀더 고양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 시민들을 생각한다. 이렇게 외적인 문화의 기틀이 마련되어 가니, 우리의 지하철 안에 잇는 사람들인 우리가 그 문화에 상응하며 걸맞고, 오히려 그런 행사나 지하철의 외모보다 훨씬더 아름답고 고귀한 사람들로 나타날 수 있기를 더욱 바라게 된다. 그래야 진정이 모든 문화를 진정으로 즐기는 문화적 시민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 내에서의 공중 도덕, 우리들의 관계, 대화의 내용 등등이 우리들을 좀더 고양시킬 수 있기를 원하면서....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