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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 한 해를, 그리고 한 세기를 맞으면서
    우리사회와 기독교 2001. 1. 1. 18:31
    1월 1일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듭니다. 어릴 때도 그렇고, 나이 먹은 상황에서도 그렇습니다. 더구나 20001년 1월 1일처럼 조금 더 의미 있는 날처럼 보이는 올 해와 같은 때는 우리가 더 생각을 많이 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로 우리를 몰아 갑니다.

    물론 엄밀하게 말하면, 새해 첫날은 다른 날과 전혀 다른 날이 아닙니다. 어제의 슬픔은 여전히 오늘의 슬픔이고, 어제의 아픔도 여전히 있습니다. 그것들은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니고, 또 애써 그런 것들이 더 이상 없는 것처럼 여겨서도 안됩니다. 만일 우리가 그런 식으로 살면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우리가 무책임하게 살기 쉬운 것입니다. 우리는 어제의 아픔과 슬픔과 상처를 그대로 가지고서 또 하루를 시작하며, 또 한 해를 시작하며, 또 한 세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것들을 그대로 지닌채 말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어떤 날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마치 달력을 사용하는 우리의 삶 가운데 깃들여 있는 일종의 의식(ritual) 같은 것입니다. 물론 의식 그 자체는 우리가 이 의식과 의식이 아닌 다른 부분을 어떻게 연관시키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의식과 삶을 분리 시켜서 의식만을 강조하는 것은 실상 의식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이며, 또한 의식이 전혀 의미가 없는 듯이 전혀 무시해 버리는 것도 의식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입니다. 의식과 삶의 건강한 관계는 의식과 삶이 의미 있게 연관되는 것입니다. 의식은 결국 평상시의 우리의 삶을 좀더 건강하게, 좀더 제대로 된 삶이 되게끔 해야 하고, 그럴 때에야 그 의식이 진정한 의미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 봅시다. 지난 해를 시작하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올해는 정말로 모든 면에서 잘 해 보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있다고 해 봅시다. 그것은 한 해를 시작하는 그 시점에서는 의미 있는 의식의 한 부분으로 여겨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식이 진정 의미 있는 것이기 위해서는 그 한 해의 삶으로 진정 잘 한 것을 드러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우리의 행위로 년초의 의식을 욕되게 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의식은 우리의 삶과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 마땅히 그러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구체적인 삶을 돌아 볼 때 우리는 스스로와 인간의 삶에 대해서 절망하고, 그래서 이제 의식은 우리에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선언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기 쉽습니다. 아마 그것이 현실적인 관찰일 것이고, 우리 모두의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입니다. 우리 자신만을 생각하면 우리는 이런 염세와 인간에 대한 불신과 혐오에 근거해서 모든 의식의 무의미성을 선언하고, 그저 하루 하루를 똑 같이 살아 가자고 하기가 쉽습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의존하고,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고 주장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는 한 해를 의미 있게 시작할 수도 없고, 그 어떤 의식도 의미 있게 감당할 수 없습니다. 오직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우리로 하여금 진정 새롭게 시작하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믿고 그에 근거해서 한 해를 시작할 때에라야 우리의 한 해를 시작하는 의식이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한 해도, 이 한 세기도 오직 하나님의 은총에 의존해서 시작해야만 합니다. 그것만이 진정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는 길입니다. 은총이 아니면 우리는 시작할 수 조차 없는 것입니다. 은총이 없이는 이 첫날을 보내는 것이 그저 또 다른 하루를 보내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총에 기대서 우리는 한 해를 시작한다는 진정한 희망을 가지고 이날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에 우리는 모든 인간에 대한 우리의 책임과 연민을 송두리채 버려 버릴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은 과거로 묻어 버릴 수 있는 것처럼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그런 태도를 지니는 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값싼 은혜로 전락시키고, 그것을 오용하는 이들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인간은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 뻔뻔스럽고, 자기 중심적이며, 시간이 지나갈수록 자신이 아프게 한 사람들을 더 아프게만 하는 사람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에 의존하는 사람은 사람에 대한 진정한 연민과 사랑을 가지는 이입니다. 그것을 버려 버린 은총에의 의존은 은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오히려 또 하난의 자기 주장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이 편하게 살기 위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 모든 것을 잊어 버리려는 현대적인 의미의 최고의 정신과적 치유는 될 수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결국 인간에 대한 기만이며, 인간성을 짖밟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 하나님의 은총에 의존하여 한 해를 시작하고, 한 세기를 시작하는 이들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으로 사랑하는 이만이 그렇게 하는 이일 것입니다.

    배경 사상 이해를 위한 홈페이지 소개

    http://my.netian.com/~wmi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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