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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사회와 기독교 2000. 12. 30. 21:25
    한 해가 갑니다. '간다'는 표현이 정확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들 모두는 그렇게 말하고, 그것이 한 해를 보내는 우리들의 마음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한 표현인 듯싶습니다. 그렇게 갑니다. 시간이 가고, 그와 함께 우리의 생각도 기억도 함께 갑니다. 좋은 추억도 가고, 나쁜 추억과 생각도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는 더욱 더 큰 죄악 속으로 들어 가게 됩니다. 한 해를 보내기 위해서, 또는 한 해를 보내면서 자신들을 방탕에로 던져 넣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 뿐만 아니라, 과거의 아프고 쓰라린 기억이 다 간다고 생각하고서 마치 자신이 잘못한 것도 다 없어져 버린 양 생각하는 철면피적 사고가 이 간다는 생각과 함께 확산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우리를 자꾸 타락시키는 한 요인이 됩니다. 마치 어떤 블랙 코메디의 한 대사처럼 "하나님께서는 용서해 주실 거예요. 그것이 그 분의 직업이니까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우리에게 던져 주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시간이 가도, 우리는 과거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살아 가야만 합니다. 그것이 바른 태도입니다. 물론 모든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듯이 생각하는 어리석은 마음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오만일 것입니다. 우리는 오히려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고, 또한 우리가 빚진 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 용서의 터 위에서 살아 가려고 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용서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당당함은 좋은 것이고 우리 모두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 가려고 해야 하지만, 사실 우리들에게는 당당함 보다는 용서 구함이 더 어울리는 것입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는 진정 용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위에서 이제는 좀더 책임 있게 살아 가려고 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야 하는 삶은 그저 되는 대로 살 수 있는 삶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잘못한 이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려고 해야 합니다. 우리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대해서, 그리고 우리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 우리는 책임 있게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기에 삶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런 분들을 불쌍히 여기면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삶을 책임 있게 살아 가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한 해가 갑니다. 그와 함께 모든 것을 보내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어리석은 마음이지만, 현실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어리석은 인간들이 생각하는 듯이 그냥 떠내려가는 것이 한 해와 그 기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해는 갑니다. 그와 함께 우리는 더 큰 책임을 부여 받게 되는 것입니다. 시간 속에, 일 속에, 그리고 사람들 속에 파뭍혀서 살 수 있으리라는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에 와 서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 있는 불쌍한 우리들의 모습에 주께서 은혜를 내려 주시옵소서. 주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님의 자비가 아니시면 우리는 살 수 있는 길이 없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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