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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시대의 환상(?)에 대해서
    우리사회와 기독교 2000. 12. 26. 00:49
    요즈음 많은 분들이 쓴 시들이나 대중 문화의 내용들 가운데는 상당히 큰 환상을 전달하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것들 중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인간들의 사랑이 영원할 수 있다는 환상이다. 천년 전으로부터의 사랑을 말하는가 하면, 천년 후까지의 사랑을 말하기도 하고,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사랑이 다음 세대에는 계속 될 수 있는 듯이 말하기도 하고, 이렇게 많은 이들이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사랑의 영원성을 말한다.

    물론 그것은 이 세상에 인간들이 영원히 사랑할 수 없다는 현실을 간파하고서, 이 세상에 없는 그 사랑에 대한 갈구를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보기에는 현대인들이 표현해 내고 있는 사랑은 너무 강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그런 표현 속에는 인간의 무능력함과 이기심에 대한 인식이 별로 있지 않다. 그래서 그 갈구 속에 어떤 환상이 있는 것 같아 많이 불안하다. 지속성을 포기해 버린 포스트모던적 상황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사랑의 가능성을 말하는 이 모순은 과연 무엇인지?

    어쩌면 우리에게는 인간의 실상과 정체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이해를 해야하는 일이 절실히 필요한지 모르겠다. 있지 않은 환상을 깨어 내야 한다. 현실에 있는 인간은 그저 이기적인 존재고,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말, 저런 말을 한다고 해도 결국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기적 목적의 달성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사용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그 이기심을 감추기 위해 우리는 여러 종류의 다른 이름을 갖다 댄다. 심지어는 다른 이를 위한 일이라고까지 말한다. 위선을 버려야 한다. 다른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실상은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만을 추구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간에게는 결국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것을 위해 자신 주변의 모든 것을 이용한다. 그것이 인간의 실체이다. 진정하고 적라나한 인간의 모습이 바로 이런 인간의 실상이다.

    물론 참으로 사랑하는 이들이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분들의 참 사랑을 위해서라도, 그 사랑을 모독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활동을 사랑이라는 말로 장식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진정한 사랑을 모독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말이다.

    이런 뜻에서 영원한 사랑, 천년 후의 사랑, 최소한 평생 계속되는 사랑을 말하는 이들의 용기를 우리는 높이 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거짖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에 솔직해 져야 한다.

    어쩌면 이 세상의 사람들에게서는 진정한 사랑은 없을 것이다. 성탄이 기념하는 하나님의 인간성을 취하여 성육신하심과 그 이후의 가르치심과 죽으심 부활은 결국 우리네 인간들에게는 없고, 불가능한 진정한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는 사건일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 하나님의 사랑에 의해 존재 전체가 변화를 받고, 또한 그 사랑을 본 받아 최소한 그 사랑에 가까운 모습을 이 땅 위에 드러내려고 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잘 구현해 내고 있는 이도 드문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게 된다. 이 때 우리는 우리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님을 고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님께 "우리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옵소서"라고 외쳐야 할 것이다.

    그 인정의 터에서라야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말할 수 있다. 그외의 모든 것은 거짖이라고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모든 인간적인 것에 대한 진정한 부정과 절망을 절실히 느끼는 이만이 하나님의 진정한 사랑을 찬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후의 문제는 "그 사랑의 반영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성경은 성령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우리가 진정 성령께 순종하느냐의 문제이다.

    먼저 우리의 이기성과 사랑 없음을 인정하고 회개하며 고백하도록 하자 하나님께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거짖으로 장식하지 말고, 결국은 이기성과 사랑 없음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있음을 인정하도록 하자. 다른 말을 하면 마음이 얼마나 더 상하는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하면서 말이다. 다른 말은 변명일 뿐이며, 위선일 뿐이고, 거짖일 뿐이다. 그저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용서하라고 말하기만 하자.

    그리고 성령의 힘으로 주님의 사랑을 반영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서 그 분이 주시는 힘을 기다리도록 하자. 성령의 힘 안에서만 사랑이 가능하다. 그 외의 것은 다 위선이고 거짖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말만 많아 진다. 사랑은 말없이 그저 사랑한다. 그리고 그런 사랑은 진정 영원할 수 있다. 오직 성령의 능력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 만이 영원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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