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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상 수상 결정에 대한 보도와 관련하여
    우리사회와 기독교 2000. 10. 14. 09:47
    민주주의, 인권증진, 남북 화해에 기여한 공을 인정하여 김대중 대통령에게 노벨상에 주어지게 된다는 결정에 대한 보도가 한창입니다. 이럴 때 아마도 여러 사람들이 여러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1973년 아마도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한 납치 사건후 온 세상의 주목을 받는 야당 지도자로서 한국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노력을 격려해서 14회나 추천되다가 이번에 수상이 결정된 것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과거에 탄압을 받고 어려운 상황 속에 있을 때에 이런 결정이 내려졌더라면, 우리 나라의 민주화에 얼마나 더 도움이 되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아주 큽니다.

    지금 우리들이 처한 이 상황 가운데서의 이번 수상 결정은 (1) 그 동안 여러 번에 걸친 말의 변화를 거친 후, 그런 과정을 통해서 대통령이 된 후의 상황이라는 점, (2) 대통령으로서 집무하면서 여러 가지 기여도 했지만, 복잡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의 기연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 (3) 남북 관계에 대한 지나친 편향의 결과로 이번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한 우려, (4) 우리 사회 속에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여러 부패와 반민주적 요소들 때문에 안타까움이 큽니다. 이런 것 때문에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일종의 냉소주의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청화대의 공식 발표처럼, 이 영광이 진정으로 한국 국민에게 돌려지는 것이라면, 이번 수상도 모든 이들이 힘을 합해 그런 영예에 걸맞는 현실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라는 세계 사회의 격려로 생각하며 겸허한 마음을 가지게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그저 정치적 수사뿐이라면 우리 모두는 너무 슬플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수상에 대해서 매체와 사회 전체가 좀 의연한 태도를 나타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이런 수상 결정은 지금 중동에서 감돌고 있는 전운의 그림자에 비하면 무시할만한 일처럼, 그러나 이 일을 기회로 더욱 노력하는 그런 의연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지나친 환호와 냉소주의의 양극단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번 결정이 남북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제공한 것 때문에 내려진 것으로 이해되는 경우, 우리 사회 속에 과거에 어떤 과정 속에 있었던지 어떤 일을 이루어 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 방식이 나타나고, 만연하게 될까봐 걱정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수상 결정을 위한 고려 중에서 클린턴과 김대중 대통령 사이에서 김 대통령에게 결정이 내려진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아마도 이 일에 대해 가장 안타까와 할 이는 김 영삼 전대통령일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재임 기간 중 이런 일이 있었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현실의 여러 문제를 보면서 우리가 여러 매체에서 살펴 볼 수 있는 불편한 심경을 토로할 듯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도 자제하면서 현실의 구체적인 문제만을 그대로 드러내려는 일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부디 어떤 일에 대해서 너무 환호하지 말고, 우리의 사태를 정확히 생각하면서 앞 날을 걱정하는 일들이 우리에게 나타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회의 허사와 권력 중심의 사유와 행동 방식, 그리고 냉소주의의 극복을 바라면서 이글을 씁니다.


    홈페이지: http://my.netian.com/~wmi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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