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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를 너무 강조하는 우리들의 문제점?
    우리사회와 기독교 2002. 6. 18. 01:31
    우리들이 사용하는 말 가운데서 우리들이 아주 자주 사용하는 말들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라는 말이다. (비록 필자 자신의 습관과 의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온 현상이기는 하지만, 바로 이 앞 문장에서, 또 이 글 에서 "우리"라는 말이 얼마나 많이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라!) 그래서 어떤 은행은 이런 의미에서 자신들의 은행명을 바꾸었고, CF에서는 우리들의 이런 어법을 사용하여 광고의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인들의 이러한 집단 의식[우리주의]이 때로 밖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상당한 배타주의로 나타난다. 어쩌면 외국인들을 많이 초대해 놓은 상태에서 우리는 요즈음도 한국인들 우리의 집단 이기주의를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말에서는 "우리" 편이 좋은 편이고, 우리가 아닌 "너희편"은 적이고, 우리들의 잠재 의식(?) 속에서는 나쁜 일도 너희 편이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고 그래도 우리 편이면 용서해 줄 수 있는 것이 된다.

    이런 한국인들의 "우리"를 중요시하는 태도가 때때로 우리와는 다른 이들도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와 좀더 깊이 연관시켜 보려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근자에 국민적 영웅으로 떠 오르고 있는 히딩크 감독에게 명예 국적을 부여하려고 한다는 생각들이 정부로부터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서는 자신들 가운데 있는 프랑스인 감독에게 훈장이나 상을 수여하려고 한다고 한다. 훈장과 상을 수여하는 일본인들의 태도와 명예 국적을 부여하거나 아예 귀화시켜 버리고 싶어 하는 이들이 상당 수 있는 한국인들의 사고 방식 사이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지를 문화 인류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 집단 심리학적으로 탐구해 보는 일을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필자는 여기서 바로 이런 문제에서도 우리 한국인들의 "우리" 의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 한국인에게는 우리 가운데 있는 국민적 영웅(?)을 그대로 외국인으로 놓아 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를 조금이라도 더 온전한 의미에서 우리 편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 마음이 따뜻한 마음일 수도 있지만, 지독한 집단 이기주의, 지독한 유아론일 수도 있기에 우리는 여기서 조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가 아니면 같이 있을 수 없기에 어떻게라도 우리 편으로 만들어 놓아야 안심이 되어서 그러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것은 히딩크 자신이 선택할 일이라고 아주 건전한 의견들을 내어 놓고 있는 것은 상당히 건강한 정신의 발로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그런 선택지를 히딩크 같은 이에게 선택하라고 준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유아론적 발상이 아닌가? 만일 우리들 사이에 어떻게 해서라도 히딩크 같은 이를 온전한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면, 과연 그렇다면 그런 의식이 있는 한 우리는 아직 온 세계를 잘 섬길 수 있는 사람들은 못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마음의 따뜻하고 부드럽고 참으로 사랑하는 특성만을 유지하고 그런 발상 배후에 있는 배타주의, 우리 이기주의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좋으련만.......


    배경 사상 이해를 위한 홈페이지 소개:
    http://my.netian.com/~wmi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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