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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15와 우리들
    우리사회와 기독교 2020. 8. 15. 16:12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그 날로부터 75년 지난 우리들도 누구나 우리민족이 일본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날이라는 것을 기억합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중국이나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는 8.15 했을 때 다같이 1945815일에 있었던 일본으로부터의 해방을 떠 올리는 사람들이 많이 없는데, 우리들은 누구나 8.15하면 다 같이 일본으로부터의 민족 해방을 떠올리며 벅차오르는 감격을 느낍니다. 아마도 우리에 대한 억압이 더 강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지난 75년간 우리들이 꾸준히 이 역사를 잘 교육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75주년 8.15을 맞아하면서 우리들이 몇 가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I.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서

     

    먼저 8.15와 관련된 과거 역사를 잠깐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첫째로,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이 일은 우리의 노력으로 성취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것입니다. 물론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해 애쓰던 분들이 많이 있었고 여러 모로 노력하고 이 일을 위해 희생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민족의 해방이 온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소위 연합군이 일본 천황의 항복을 받아 냄으로써 우리에게 독립이 주어졌지만, 사실 그 배후의 놀라운 일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강조해야 합니다. 이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그저 연합군의 승리, 특히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 때문에 우리에게 해방이 주어졌다고 하는 것은 역사를 그저 겉으로만 보는 것입니다. 1945년을 살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듯이 이 민족의 해방은 그야말로 선물로, 은혜로 주어진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할 때 민족의 독립을 위해 애쓰던 여러 분들의 노력을 비하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조국을 등지고 만주와 중국 등지에서, 어떤 분들은 미국에 가서 이런 저런 방식으로 독립을 위한 노력을 하셨고, 어떤 분들은 언젠가는 독립이 올 것임을 꿈꾸면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육에 힘쓰고 있었고, 어떤 분들은 친일파라는 말을 들으시면서 속으로는 독립자금을 마련해 독립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비밀리에 전하고 계셨고, 어떤 분들은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공부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주어질 일을 위해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독립군을 창설하고 열심히 훈련하며 언제가 있게 될 전투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분들 중 그 누구도 우리들의 노력과 힘씀으로 이 민족의 독립과 해방이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8.15는 우리에게 그야말로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모든 한국 사람들은 이 일에 대해서 그저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력하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노력으로 이 일이 주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이 일은 놀랍고 전격적으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8.15 해방은 우리에게 그저 주어진 일일 뿐입니다.

     

              둘째로, 그렇기에 이것은 이 일을 위해 애쓰던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 그저 삶을 연명하던 사람들에게도 주어진 것이고, 이 풍진 세상 속에서 한탄하기도 하고, 그냥 소시민적인 삶을 영위하던 사람들에게도 주어진 것이며, 심지어 일제가 지속적으로 통치하리라고 생각해서 일제를 옹호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변절자들에게도 주어진 것이고, 지속적으로 친일적 행각을 행하던 사람들에게도 주어진 것입니다. 그러기에 해방된 시간과 공간은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 왔을 것입니다. 대부분은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있었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민족과 국가가 제대로 될 것인지를 제대로 생각한 사람들은 매우 적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814일과 비슷한 날이 밝아 왔다고 생각하던 사람들 중 몇 사람이 815일 정오에 기쁜 소식을 듣고, 816일도 같은 날이 밝고 이제는 다들 기뻐하였지만 생활이 하루아침에 그리 전격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직도 무장하고 있던 일본군의 존재였습니다. 이들은 미군이 들어 온 99일야 무장해제 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제와 비슷하게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 서서히 변화가 온 것입니다. 이 해방과 독립의 상황에서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과제가 주어져습니다. 잘 준비하며 스스로도 갈 길을 찾을 수 있었고, 다른 분들에게도 이렇게 하지고 권할 수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 보다는 이 새로운 상황이 매우 기쁘지만 동시에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잘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셋째로, 이 놀랍고도 기쁜 선언이 있기 전에 우리들도 모르는 외국 정치 지도자들의 생각과 손길에 의해서 우리나라와 민족이 둘로 나뉘어질 준비가 되고 있었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가 해방과 독립을 그저 기뻐하고 있을 때에 우리는 이미 분단될 준비가 되고 있었던 것을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과연 누가 알고 있었을까요? 심지어 이것이 후대에 미칠 영향은 38선을 그은 그 사람들조차도 잘 모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194524-11일 있었던 얄타 회담에 모였던 사람들(미국, 영국, 소련 대표), 19457월 독일의 포츠담에서 미국의 투루만 대통령과 영국의 쳐칠 수상, 소련의 스탈린의 회담에 따라서 일본을 무장해제시키고, 한국을 독립시키자는 결정을 하고, 이를 수행할 때, 한반도에 38선 기준으로 소련과 미국이 진주하자는 미국 정부 실무진의 안을 제안하고 결정한 사람들은 이것을 알았을까요? 더구나 이것이 후에 또 다른 전쟁을 불러 올 줄을 당시 이렇게 제안하고 결정한 사람들이 과연 알았을까요? 이렇게 큰 권세를 지니고 그것을 휘두르는 사람들조차도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행하는 것임을 잘 의식해야 합니다. 그러니 더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이 후대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은 매우 무책임하고 역사의식이 없는 것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넷째로, 그 결과 이 해방된 시간과 공간에서 우리 한국 사람들이 그 이전에 자신들이 생각하던 바에 영향을 받아서 어떤 분들은 공산주의적 생각을 하면서 민족 전체를 공산주의 혁명의 상황에 넣으려고 하였고, 어떤 분들은 부정부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그것이 진정한 자유자로 있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어떤 분들은 구미에서 특히 미국에서 실천된 자유민주주의적인 정치 체제가 우리 민족이 앞으로 가져야 할 정치체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들 사이의 심각한 논쟁과 대립은 그저 이론적인 것만이 아니었고 이 사회를 매우 불안하게 할 만큼 심각한 대립이었습니다. 해방된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를 가지고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좋은데, 그것이 매우 심각해져서 무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으니 이것이 문제였습니다.

     

               다섯째로, 우리에게 당장 닥친 것은 외국 정치 지도자들이 결정한 대로, 일본군을 무장 해제한다는 의도 하에 북한 땅에는 소련군이 진주하여 통치하기 시작하고, 남한 땅에는 미군이 들어와서 이루어진 신탁통치였습니다. 이것이 결국 지금까지 있는 우리 민족의 분열의 큰 원인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정한 기간의 신탁 통치 후에 북한에서는 그 나름의 정권이 세워지고(1946년 북조선 임시 인민위원회 구성, 토지 개혁, 19472월에 있던 제 1차 북조선 인민위원회 구성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걸쳐, 194899일에 김일성이 내각 수상으로 취임하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선포), 남한에서는 1948510일 제헌 의회 선거를 통해서 국회가 있게 되고, 그곳에서 대통령이 선출되어 815일에 정부를 수립하여, 각기 다른 정권과 각기 다른 나라가 있게 되었습니다(초기에는 서로를 각기 다른 나라로 역지 않고 서로를 그저 허수아비[傀儡] 집단이라고 하더니, 유엔에 가입하는 것을 시점으로 원하지는 않지만 각기 다른 나라라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이 때 세워진 이승만 대통령이 후에 사사오입 개헌이나 부정 선거와 연관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의 자유 민주주의 역사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 되었을 것인데 결국 매우 안타까운 일들이 자행됨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매우 복잡한 역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섯째로,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잘 교육하는 것의 중요성을 우리는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 교육시키고 있는 일본에서는 8.15에 대해서 전혀 다른 기억을 하고 있고, 이런 교육을 등한히 하는 중국이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은 8.15할 때 모두가 해방을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만일에 우리가 계속해서 이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르게 교육하지 않으면 우리 날도 잎으로 25년 뒤에도 떠 그 뒤에도 지금 우리들처럼 감격스럽게 8.15을 생각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일본의 왜곡된 역사 교육이 지금 일본 젊은이들을 어떻게 생각하도록 하는지를 보면서 우리도 일제 36년의 역사와 8.15 해방과 그 이후의 역사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며 전혀 다른 사람들을 형성할 수도 있음을 아주 명확히 기억해야 합니다.

     

                                                               II. 기독교 신앙과 관련해서

     

    지금까지의 역사적 사실들은 일반은총 가운데서 누구나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1945년과 이후의 역사를 살펴 본 것입니다. 이제 이것을 특히 기독교 신앙과 연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이야기는 우리의 구원 사건에 대한 세속 역사적 유비(類比, analogy)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유비는 그야말로 먼 유비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유비를 확대해서 민족 해방과 독립이 구원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해방되고 독립 국가를 가진 사람들도 개별적으로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 와야만 구원 받습니다. 궁극적인 것은 다 하나님과 관련된 것이고, 다른 것들은 다 상대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8.15가 매우 기쁜 것이지만, 이것은 최종적 이야기이거나 종국적 이야기는 아닙니다. 해방 된 그 사람들도 복음을 믿고 하나님 나라 안으로 들어 와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직 하나님의 손에 의해서 이루어진 구원이 우리에게 성령님에 의해서 적용되어 우리가 값없이 구원 된 것같이, 8.15 해방도 우리에게 외부에서 그저 주어진 것입니다. 외부 세력이 무엇인가를 하였지만 궁극적으로 연합군의 전쟁이나 원폭 투하가 우리에게 해방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한국 사람들은 일반은총 가운데서 민족해방과 독립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서 그야말로 감사해야 합니다. 그 중에서 예수님의 구속 사건에 동참하여 하나님 나라에 속한 사람들은 특별은총에 의해서 자신들의 아무런 공로 없이 하나님 나라에 속하게 된 것에 대해서 무한한 감사를 하나님께 표해야 합니다.

     

               따라서, 둘째로, 이 놀라운 일은 8.15 해방에 있어서는 한국사람 전부에게 주어진 것이며, 구원은 궁극적으로 구원받는 사람들 모두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특정한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독립한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노력할 책임이 있고, 구속받은 사람들은 구원함으로 받아 자신들이 속한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선물은 그냥 주어진 것이지만 그 나라 백성됨에는 모두 큰 책무가 따르는 것입니다. 주어진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이 되지 않도록 이 세상에서나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나 큰 노력을 해야 합니다.

     

              셋째로,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일 가운데서 어떤 것은 그야말로 우리의 손에 있지 않은 것이 있음을 겸허하게 인정하면서 간구하는 태도를 가지고, 하나님께 간구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로, 해방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좌우 사상에 밀려 요동하는 것이 결국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역사를 통해서 잘 배운 사람들답게, 이 땅을 사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은 주어진 정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도 우리의 입장을 좌익이나 우익 사상과 동일시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그것을 초월한 사람들답게 활동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마치 이 땅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 것 같이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결국 이 땅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모든 것이 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인정하면서 우리는 좌파나 우파가 될 수 없고, 하나님 나라에 속한 사람으로서 사안에 따라서 성경적 가치에 부합하는 것을 추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 하나님나라의 백성들은 우파에 속한 사람들도 아니고 좌파에 속한 사람들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노력이 인간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경적 가치에 충실하게 어떤 노력을 할 때에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우파라고 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좌파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파도 어니고 좌파도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그런 세상적인 운동과 세상의 헤게모니 쟁탈에서 벗어나가를 요청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돌려드리고, 하나님 손에 맡기기를 원하는 하나님 나라 백성다움이 매순간 순간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우리 주변 사람들이 동일하게 하나님께 온전히 항복한 뒤에라야 우리가 갈 길이 왜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닌지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로, 이렇게 생각이 다른 여러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1) 그 누구도 무력에 호소하지 않도록 하고, (2) 참으로 모든 종류의 사람들의 자유를 보장하며, (3) 다 같이 절차적 정당성을 추구해 나갈 수 있는 제도가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날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우리나라나 다른 곳에서 반복된다면 그것이 재앙스러운 것이라는 의견의 공유가 있을 때 우리들은 서로 의견을 달리하면서도 최소한 이 땅에 같이 살면서 같이 노력해 나갈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섯째로, 우리는 성경을 통해 배운 하나님의 관점에서 역사를 보고 그런 관점에서 역사사 교육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분명히 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이 세상의 역사 교육에 좋은 통찰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8월 16일에야 해방을 알게 된 사람들의 환호하는 모습이라고들 생각합니다.

     

    이것도 8월 16일 상황이라고 여겨집니다. 하늘에서 서울의 장면을 찍은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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