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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 상황을 넘어선 신앙
    우리사회와 기독교 2020. 6. 26. 12:26

    <신앙세계> 618호 (2020년 7월): 34-37에 게재한 글을 여기 올려서 더 많은 분들이 생각해 보도록 합니다. 함께 생각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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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정황 가운데서 하나님을 의존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는 다는 뜻으로 신앙인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 의미는 막연한 신앙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그 하나님(“성경이 자증하는 하나님”)을 의존하는 것이다. (1)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 하나님 이외의 다른 것을 의존하는 것과 (2) 삼위일체 하나님을 의존하되 철저히 의존하지 않는 것은 기독교 신앙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따라서 모든 상황 가운데서 하나님을 철저히 의존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혼인 서약을 할 때 사용하는 용어로 순경(順境)에서나 역경(逆境)에서나, 건강하거나 병들거나삶의 모든 정황에서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의 신앙

     

    먼저 우리들이 지금 그 안에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의 신앙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우리는 이런 역경에서도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이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의존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알베르트 까뮈의 소설 <<페스트>>의 주인공은 그 배경이 되는 오랑 시에서 하나님을 의존하지 않으면서 인간들의 힘에 의존해서 이 문제와 대결해 보려고 하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데, 그런 인간주의적 인간의 모습이 계몽주의 이후 사람들이 가장 흥미 있어 하는 인물이 되고 있다. 특히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그리는 우리의 문제를 우리들이 힘을 합하여 극복하려고 해야 하면 그것이 이런 상황에서 역사적으로 책임 있는 모습이라는 온 세상에 펴져 있는 프로파간다’(propaganda)에 설득당하면 안 된다. 이 세상은 하나님을 의존하지 말라고 하며, 의존해도 우리네 인간의 노력을 도와서 완성해 주시는 하나님을 제시하고 그 정도로만 하나님을 믿는 것을 허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참된 기독교 신앙은 이런 정황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만을 의존하는 것이다. 물론 오직 하나님만을 의존한다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참으로 하나님을 의존하는 사람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이 상황 가운데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다할 것이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 그것은, 소설 페스트에 나오는 주교의 모습과 같이, 잘못된 신앙인의 모습을 드러내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목도할 수 있는)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이번에 대구 동산 병원의 많은 기독교 의료인들이 보인 모습처럼, 또는 2014년 세월호 사태 때에 세월호 유족들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일을 잘 하셨던 진도군 교회 연합회의 전정림 목사님과 그 주변의 교우들처럼, 또는 이 코로나 사태 가운데서 이웃을 돌아보는 역할을 열심히 하시는 중국 우한의 많은 중국인 목회자들이나 남아공이나 필리핀, 그리고 곳곳에서 이 사태 속에서 백성들의 굶주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 배달하는 일을 잘 감당하는 여러 선교사님들처럼) 최선의 노력을 하여 사람들을 도와면서도, 자신들이 행하는 그 최선의 일에 전혀 의존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참으로 의존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도 자신들이 행하는 바는 그야 말로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오직 하나님만을 의존한다.

     

    다른 때도 그렇지만, 이런 위기 순간에도 이웃의 생명과 건강과 잘 됨(well-being)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도 그 노력이 하나님의 성령님의 작용으로 된 것임을 인정하면서 우리의 그 노력에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오직 그 눈을 하나님에게도 향하는 데서 참 신앙이 나타난다. 이 두 모습이 있지 않으면 그것은 참 신앙이 아니다. 자기만을 생각하는 보신주의(補身主義)와 자신들의 공로와 자기(自己) ()를 드러내는 공로주의(功勞主義)는 참 신앙과 거리가 멀다.

     

            팬데믹 상황을 넘어선 신앙

     

    따라서 우리의 신앙은 이를테면 팬데믹 상황을 넘어선 신앙이어야 한다. 이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같은 본질을 지닌 참 신앙인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본질은 그 심령 깊은 곳에서 항상 하나님을 온전히 의존하며, 그 삼위일체 하나님과 깊은 교제가 있어서 항상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 사는 삶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내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때는 병들어 죽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여 하나님과 함께 교제하면서 하나님과 함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 참 신앙이다. 아마 이 바이러스 사태를 처음으로 세계에 널리 알린 우한의 의사였던 이원량의 집사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이셨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하나님을 참으로 의존하는 사람들은 죽음에서도 신앙을 증언한다. 이것이 페데믹을 넘어서는 신앙의 한 증언이다.

     

    이런 참 신앙의 본질은 바이러스 사태가 종식되었을 때에 우리들이 과연 다음 같은 모습을 드러내는 지를 통해서 잘 드러난다.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종식되었을 때, (1) 모든 공예배에 빠짐없이 참여하는가? (2) 교회적으로는, 이전에 점점 없어져 가던 주일의 두 번째 예배(주일 오후 예배나 주일 저녁 예배)가 다시 회복되어서 이 사태가 사라져서 우리들이 다시 모여서 예배 할 수 있음을 감사해 하면서 건강한 교회들이 하던 것과 같이 주일에 두 번씩 예배하며 주일 온 종일을 하나님 말씀과 성도들의 교제와 심방과 돌아봄으로 보내는가? (3) 수요기도회에 더 열심히 참여하여서 교회 공동체의 공동 기도에 더 힘쓰는가?

     

    이런 외적인 모임들이 참으로 기독교적인 모임이라면, 결과적으로 다음 같은 일들이 참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이 땅에서 시행되게 될 것이다. (1)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사명(missio)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사명 수행을 하는 마음으로 이 땅을 살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교우들이 사명자(missionary) 의식을 가지고, 이 땅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수행한다는 마음으로 살게 된다. 그렇게 하는 교회 공동체를 진정한 의미의 미션 얼 교회”(missional church)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참 신앙은 우리의 삶을 사명적이게 한다.

     

    (2) 그 내용을 살펴보면,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를 잘 공부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이 땅에 임하여 온 그 하나님 나라를 이 땅 가운데 잘 드러내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그 하나님 나라를 잘 드러내는데 개인적으로나 교회 공동체적으로 힘쓰게 된다. 따라서 참 신앙은 우리의 존재와 모든 활동을 신국(神國)적이게 한다.

     

    (3) 그 모든 점에 유의하면서 이 세상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에 하나님의 피조계에 대한 무한한 관심이 발생하여, 때로는 일반은총 가운데서 어떤 상대적인 선이 잘 증진되고, 어떤 악이 극복되기를 위해서, 때로는 어떤 사회적 악들을 잘 견디어 가면서 하나님의 종국적 뜻이 실현되기를 위해 기도하며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참 신앙은 대개의 사회 속에서 우리들을 좋은 시민이 되게 하며, 시민적 덕성을 잘 드러내게 한다. 그리하여 상대적으로 좋은 사회 속에서는 주변의 좋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민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궁극적인 관심을 아니고, 늘 상대적으로 하는 일들이다.

     

    이와 같이 참 신앙은 우리 내면과 영혼에 있는 것이지만 항상 우리의 구체적 삶으로 드러나며, 사회적 열매를 드러내는 것이다. 부디 우리 모두가 참된 신앙을 가지고, 온전히 성령님에 의해서 통치되는 삶을 살아 갈 수 있기 바란다. 그것만이 우리의 삶을 참으로 바른 의미에서 영적이게 하는 것이다. 그 때에 우리는 성경적 의미에서 참으로 영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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