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동안, 또 어떤 이들은 좀더 길게 오랫만의 휴식과 가족 방문 등의 의미를 지닌 중추절 연휴를 지냈다. 어떤 이들은 참으로 좋은 휴식의 기간을, 어떤 이들은 오랬만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좋은 기간을 보내면서 우리네 그리스도인들이 생각했아야만 하는 몇 가지 점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
1. 감사와 감사의 대상 등과 관련된 종교적 문제에 대한 생각
이 '한가위'는, 우리 나라의 전통적 개념에 의하면, 가족이나 온 동리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감사하며,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 절기이다.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감사를 표현하는 방식을 오랬 동안에 걸쳐서 개발시켜 온 것은 참으로 우리네 한국인들 안에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있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롬 1:19 참조).
온 세상과 그 진행 과정, 그리고 우리 안에 있는 (칼빈의 이른 바) "신의식"(sensus deitatis)이 함께 작용하여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불의로 진리를 막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롬 1:18상 참조). 그 결과 사람들은 참 하나님 대신에 다른 것들에게 감사를 표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한 해의 추수를 마무리하면서 참 하나님께 감사를 표하거나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다른 것들 - 막연한 "하늘" 또는 "천지 신명" 또는 "조상신" 등등께 감사를 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의식을 불의로 억누른 결과로 결국은 우상 숭배가 나타났던 것이다.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좋은 마음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우상 숭배의 표현이 되고 만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불의로 신의식이라는 진리를 억누른 결과이다.
추석은 이렇게 우리 조상들의 의식 속에 종교적으로 어떤 사유의 과정이 있었는지를 나타내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일반 은총 가운데서 제대로 사유하는 측면도 있지만, 또한 그것을 오용하는 인간들의 근본적 문제가 이런 고유의 명절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2. 가족간의 관계
추석이 보여 주는 좋은 측면의 하나는 가족들이 서로 만나 가족애를 나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 때에 미국인들이 그런 가족애를 나누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좀더 깊은 형태로 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가족애 나눔의 기회가 여러 가지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함께 모여서 이전에 나누지 못하던 정을 나누는 기회가 때로는 불화의 원인이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좋은 것에 따라 나타나는 역 기능 중의 하나이므로, 이번에는 좋은 측면들을 중심으로만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이런 기회에 우리의 참된 가족애와 그것을 나누는 방식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첫째로, 모든 가족이 참 하나님을 알고 섬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참된 가족애를 나누는 길이 된다. 그것이 이루어 지기 전까지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검과 불의 작용이 가족 간에 있게 된다. 물론 이것 때문에 평안과 화목을 해치는 방식으로 나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또 믿는 가족들은 모두가 주 안에서 참으로 성숙해 가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들의 가족들 간에 기독교 문화가 나타나게 된다. 가족들 간의 관계,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 등에 참된 기독교적 정신이 나타나야만 한다.
그리고 교회 안에 있는 이들이 형제 자매됨에 대한 의식을 좀더 심화시켜 나가는 것도 추석과 같은 가족애를 나누는 시점에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된다.
3. 이 사회의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우리는 성경이 늘 강조하는대로 "고아와 과부" 그리고 "나그네 된 이들"을 돌아 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들이 이런 명절 때에 상대적 빈곤을 더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모든 신경을 쓰고, 우리를 분주하게 하는 동안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살아 가고 있는 조선족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을 이런 기회에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이스라엘의 나그네 된 자들에 해당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는 항상 가난한 이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대해 맹목이게 될 때 우리는 참신앙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좋은 절기에 우리가 이런 것들을 깊이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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