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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한국 교회의 허브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신학이야기 2015. 2. 28. 17:44

    <신앙 세계>의 요청을 써서 얼마 전에 나온 글을(<신앙 세계> 556 (Nov., 2014): 46-49) 보다 많은 분들과 나누기 위해 여기 올려서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같이 읽으시고, 깊이 생각하고, 같이 기도하고, 그런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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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한국 교회의 허브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누가 한국 교회의 허브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묻는 편집부의 참신한 도전 앞에서 우리는 먼저 이 상황에서 한국 교회의 허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은 아무도 없다는 매우 비관적인 시인과 인정으로부터 이 논의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교회가 좀 정상적인 상황 속에 있을 때도 그런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개인과 기관은 별로 없었다. 특히 한국에 많은 기독교 기관들 중에는 사실 상 불필요한 기관들이 많고, 그 대표성을 교회들이 별로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저 몇몇 대표자들이 스스로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기에 교회가 평탄할 때도 그런 역할을 하는 기관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몇몇 개인이 그런 역할을 할 만한데, 뛰어난 그런 분들의 가르침을 대다수의 교회는 잘 듣지 않으니 개인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더 힘들었다. 이럴 때 그저 비관적인 평가만 하고 그렇지 않아도 개교회주의로 나아가고 있는 한국 교회를 계속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교회의 허브 역할을 과연 누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물으려는 편집부의 노력은 참으로 의미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지난한 대답도 결국 근본으로 돌아가서생각해 보아야 한다.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각 교단의 노회나 그에 해당하는 기관과 총회가 그 역할을 하도록 주문하며 계속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과 또 한편으로는 뜻있는 교회들과 개인들의 느슨한 연합적 노력을 뜻한다. 이 요점에 대해서 차례로 논해 보기로 하자.

    1. 각 교단의 노회와 그에 해당하는 기관들, 그리고 총회의 책임을 촉구하면서

    근본적으로 참된 교회는 '하나의 교회'이다. 그러나 예배 방식, 신학의 차이 등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여러 교단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에 그 각각의 교단은 지금 보다 좀더 성경적인 모습을 향해 가려고 노력하면서 (여기에 우리 모두가 하나의 교회가 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물론 그것의 온전한 실현은 하늘에서나 재림 이후가 될 것이다.), 우선은 현존하는 각 교단의 노회나 그에 해당하는 기관(감리교 경우의 연회 등)이 참으로 '함께 목회하면서 그 노회 안의 여러 교회들을 함께 목회해 나가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노회나 그 노회의 대표자들(총대들)이 때때로 함께 모여 의논하는 총회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책임 촉구를 강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제대로 된 교회들에서는 반드시 나타나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 총회의 대표자들이 느슨하게 연합 모임을 가질 수는 있으나 그것은 사실 상설 기관일 수 없고, 어떤 공식적인 규제력을 가질 수 없는 일종의 교제권을 드러내는 모임일 뿐이다. 가장 정상적인 때에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한국 교회 전체를 다 모아서 대표하는 기관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적법성이 없는 것을 만들어 교회들에게 이상하게 규제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이상한 기관이 되는 것이고, 지난 수십년의 경험을 통해서도 이런 기관의 등장과 활동이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데나 교회의 허브 역할을 하는 일에서 오히려 부작용이 많았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 혹시 이런 기관이 선기능을 행한다고 해도 교회의 성격상 이런 기관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교회의 성격에 반하는 것이다.

     

    각 교단은 그 자체가 성경에 충실한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면서 같은 성격을 지닌 교단들과 교제하면서 할 수 있는 때는 연합하여 가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지, 교회의 바른 조직 외의 것을 만들어서 하나됨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은 사실 비교회적인 행위였다는 것을 깊이 있게 반성하면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와 교회를 연결시키는 허브 역할은 기본적으로 노회나 그에 해당하는 기관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노회가 노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힘써 나가는 일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2. 의식 있는 개인들과 교회들의 느슨한 연합 활동

    그러나 이 제안에 대해서 현실적이지 않다고 느낄 분들이 많이 있다. 대개 노회와 그에 해당하는 기관들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많은 분들이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럴지라도 그런 노력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힘써야 할 일이다.


    이와 동시에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 가운데서는 이 땅 가운데 그래도 의식 있는 개인들과 그런 교회들이 느슨한 연합을 하여 이 땅의 교회를 연결시키며 또 새롭게 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연합은 눈에 보이는 연합이 아니고, 정신적이고 영적인 연합이다. 참으로 바른 의식을 지닌 교회가 바르게 해 나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옳다고 여기는 또 다른 정신 차린 교회들과 개인들은 자신이 속한 교회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하게 될 때, 이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들의 교회들이 연결되고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이와 같은 두 종류의 정신 차린 사람들과 교회들이 우리들 주변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교회들이 부패한 상황에서도 늘 정신을 차리고 바른 길로 나아가던 분들과 교회가 있었다는 것과 지금도 드물게나마 그런 개인과 교회들을 볼 수 있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개인과 바른 교회를 바라보면서 그런 방향으로 같이 가고자 하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개인들과 교회가 적으면 우리 한국 사회 안의 바른 교회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분들이 그야 말로 이상한 교회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하게 될 것이다. 마치 종교개혁 전야의 요한 위클리프(1320-1384)나 얀 후스(1372-1415)처럼 말이다.

     

    John Wycliffe ( c. 1330 – 1384)

     

     

    Jan Hus (1369 –  1415)

     

    우리 시대의 바른 교회와 바른 사상을 분명히 하며 실천하는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그 의미를 제대로 발휘하는 길은, 그 분들이나 그런 교회는 누가 무어라 해도 성경적이고 바른 길로 나아 갈 것이므로, 결국 이런 교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참으로 바른 길이라고 인정하고 내면으로 그것을 동경하면서 그런 길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느냐에 우리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서 사람들이 나타내는 반응들을 살펴볼 때 우리는 루터나 쯔빙글리나 칼빈 등이 활동하던 그런 실질적인 종교개혁 시대 속에 있기 보다는 아무래도 그 전 시기에 있는 듯하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때에라도 참으로 바른 길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면서 그런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분들의 마음이 연합하면 후대에라도 그 열매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한 마리 거위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말살해도 나중에 백조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믿고 따른는 이들이 이 땅에 있어서 계속해서 그 길로 나아가면 한국 교회가 제대로된 방향을 향해 연대하면서 같이 바른 길로 나갈 날이 올 것이다. 그런 결과를 내어야 한 교회 공동체나 일단의 그룹이 제대로된 허브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된 사상, 잘못된 분위기가 전달되는 허브는 우리가 바라는 허브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 않는가? 그러므로 우리 시대에 진정한 허브 기능은 바른 교회와 바른 사상을 말하는 소수의 사람들의 목소리에 진정 귀를 기울이고 그와 함께 하려는 마음을 지닌 정신 차린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의식 있는 개인들과 그런 의식 있는 교회들의 출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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