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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 국원 교수님의 <니고데모의 안경>을 읽고서
    책 소개, 서평 2005. 6. 15. 23:01

    <서평>


    {니고데모의 안경}을 읽고서

     

    신국원. {니고데모의 안경} 서울: IVP, 2005. Pp. 207.

     

     

    신국원 교수님께서 {변혁과 살롬의 대중 문화론}을 쓰시는 바쁘신 와중에서 아주 좋은 기독교 세계관 입문서도 써 주신 것에 대해서 우리 모두는 감사를 드려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개혁주의 신앙이 본래 가지고 있는 폭 넓은 관점이 70-80년대를 사는 젊은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사유를 어떻게 변혁시키면서 소위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일으키게 만들었는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나간 지금은 새로운 도전의 상황 앞에서서 기독교 세계관이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지를 이 책은 제시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시작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이 책은 "하나님의 계시된 진리는 시대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하게 천명한다(15). 이 포스트-모던적 상황 가운데서도 "불변하는 절대적 진리"(16)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굳게 믿으며 이런 말을 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확신과 희생의 각오를 지닌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입장은 앞서 언급한 개혁주의 신앙의 폭 넓은 관점의 토대라고도 할 수 있다. 개혁주의 신앙은 이런 입장에 근거하고 있으며 널고도 멀리 바라보는 관점임을 이 책은 분명히 한다. 신 교수님은 바로 그런 개혁주의적 입장에서 "세상과 인생을 내다보는 창",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제시하며(19), 개혁주의적 관점에서의 "세상과 인생에 대한 이해와 앎의 통합적 기초"를 제시하는 것이다(25).

     

    그런 입장에서 신 교수님은 "성경이 펼쳐 보여 주는 비젼만이 인간의 본성에 주어진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조망"이라고 하시며(43), 그런데 "기독교 세계관은 성경의 진리에 따라 세상을 보는 안목"이므로(45), 기독교 세계관은 내재적 관점이 아니고 가장 높은 곳에서 세계와 역사를 조망하는 관점이며(43), 타락한 인간의 어두워짐과 문제를 극복하며 치료하는 관점(44), 즉 구속적 세계관이라고 한다(45). 성경을 통해서 "우리는 우주의 비밀을 알고, 이미 그 역사의 결과도 알고" 있으므로(61) 우리는 그 인식의 빛에서 세상을 보고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 교수님은 "하나님은 실수가 없으시고, 그의 말씀에는 불복종이 없으며"(67), "하나님은 결단코 부족함이 없으신 분이시다"는 점과(74) "하나님은 죄의 조성자가 아니시며,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신 것은 그들을 죄악에 빠뜨리기 위해서가 아니시다"고 분명히 한다(98).

     

    또한 신 교수님은 "오늘날도 모든 피조물은 그분의 말씀에 대한 응답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66). 그러기에 "하나님의 말씀은 창조와 존재의 법이요 규범"이라고 하며(67), "하나님의 말씀은 존재의 원리다"라고 하면서 개혁사상과 특히 도이베르트적 시각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또한 "유추적 사고"와 "계시 의존적 사고"를 강조하며(102, 106) 코넬리우스 반틸의 관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그리고 "이 복음을 제외하고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 예수는 하나의 감동적 이야기나 철학에 불과하다.... 구원은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온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는 데서(128),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세상 죄를 대신 지신 구원자이시다"라고 말하는 데서(131) 아주 강한 복음주의적 입장의 표현을 듣게 된다. 또한 예정의 성경적 의미를 잘 밝혀주시고(147f.), 성도의 견인을 강조하는 데서(145) 신 교수님의 복음주의가 개혁파적 복음주의임이 명확히 드러나는 것이다.

     

    그리고 신 교수님께서는 신약 성경의 의미에 따라서 하나님 나라, 즉 천국은 "하늘 저 너머 우주 한 모퉁이에 있는" 그래서 성도가 죽은 다음에 가는 곳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으로 "이 땅에 이미 임했고 또 장차 이곳에서 완성될 하나님 나라"라는 것을 아주 분명히 제시해 주시고 있다(153, 154, 162). 신학만을 하는 이들도 이를 이렇게 명확하게 표현하는 분들이 드문데 이 점을 아주 명료히 진술해 주신 것에서 이 책의 중요성이 더 빛난다. 신 교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본 사람으로서(177) 세계관과 철학적 작업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을 하시는 것이다(172f.). 아마 이 책을 쓰시면서는 좀더 직접적인 작업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마음껏 작업하셨을 것이다.


         둘째로 이 책은 기독교 세계관이 매우 이론적이면서 또한 실천적인 것임을 아주 분명히 해 준다. 예를 들어서, 신 교수님은 "창조주 하나님의 뜻이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옳고 그름을 가릴 기준"이라고 하면서(67) 개신교적 원리를 분명히 한다. 그런데 그렇게 판단하는 일을 학문의 역할로 돌리시면서 일언 의미의 "학문은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 세계를 살펴 하나님의 법도를 발견한다"고 하신다(69). 기독교 학문 연구소의 활동을 위해 매우 중요한 토대를 제시하시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다. 신 교수님에 의하면 "문화와 역사도 [하나님에게] 순종해야 한다"(75, 78). 또한 기독교 세계관은 매우 실천적이어서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면 생활 방식과 소비 습관 전반에 대한 안목도 생겨야 마땅하다"라고 말한다(69). 그리고 매우 실천적이고 자유로운 삶이 기독교 세계관에서 나옴을 잘 보여 주고 있다(155).


         셋째로, 절대적인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우리의 순종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다르기에 우리는 다양한 도전과 그것이 제시하는 문제와 씨름해야 할 것을 분명히 하면서 이 책은 실제로 그런 씨름을 하고 있다. 이신론과 자연주의와 씨름하고(63-65), 문화 명령에 반발하는 린 화이트를 비롯한 인본주의적 환경 운동가들의 주장과 씨름하고(76), 마르크스주의나 계몽 사상과도 씨름하고(110), 소위 '직통파 신앙"과도 씨름하고(136), 기복적이고 비윤리적인 것과도 씨름하고(143) "건강하고 부자되는 복음"하고도 씨름하며(179), 내세적 천국관이나 세대주의적 이해와도  씨름하고(164), 또한 인본주의적 유토피아의 하나님 나라관과도 씨름하고(164f.), 다원주의와도 씨름한다(196). 그래서 신 교수님은 "그리스도인은 다원주의 시대에 살지만 다원주의적이지 않은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결론 내리신다(196).


         그러나 이 좋은 책에도 옥의 티 같은 것이 있다. 예를 들어서 타락한 이 사회의 역사와 문화가 그래도 유지되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때문임을 잘 설명하신 후에 이를 일반 은총이라고 부르는 것을 반틸 같은 이가 반대한다고 하셨는데(117), 그 점은 좀더 세밀히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반틸의 일반 은총 이해와 카이퍼의 일반 은총 이해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앞서 말한 것을 일반 은총으로 부르는 것을 반틸은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틸은 일반 은총에 대한 강조를 개혁 신학의 큰 특징 중의 하나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마도 카이퍼의 일반 은총 이해와 반틸의 일반 은총 이해의 차이를 뭉뚱그려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또 하나,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옷을 입히신 것을 피흘리는 제사의 시발점과 속죄적 의미로 보는 해석을 긍정적으로(아마도 Francis Schaeffer를 따르면서) 제시하셨는데, 이 점은 성경 신학적으로 좀더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라고 여겨진다. 이렇게 이른 시기에 속죄적 의미를 부여 하기는 어렵다는 성경 신학적으로 강력한 논의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로 뒤에서 원 복음을 설명하시면서는 계시의 역사적 진전을 잘 의식하면서 설명하시고 계시는 것을 볼 때(123ff.), 또한 가인과 노아의 이름 붙이는 행위에 깃들인 그 부모의 언약적 의식을 잘 설명하시는 것에(127) 비추어 볼 때는 가죽옷 입히시는 것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신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대해 오늘날 나타나는 여러 도전과 좀더 씨름하는 모습이 있기를 기대할 분들은 신 교수님의 전문 분야 중 하나인 포스트-모던 주의와의 대화하면서 기독교 세계관이 어떻게 나타나게 되려는 지에 대한 논의가 없어서 아쉽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충분히 다루셨다고 생각하셨는지, 이 책에서는 그것이 명료히 진술되고 있기보다는 행간에 녹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너무 좋은 책이다. 심오한 내용을 가장 읽기 쉽게 서술해 주시고, 모든 이들을 이끌고 가시는 이 시대의 진정한 기독교 이야기꾼(story-teller)으로서의 신 교수님의 면모를 잘 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한국 교회와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시는 교수님의 기도가(198) 아름답게 열매 맺히기를 위해 같이 기도하면서 이미 많은 분들이 읽은 책이지만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동참하기를 원한다.


    이승구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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