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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은 원장님을 기리면서
    카테고리 없음 2023. 11. 9. 20:30

    박상은 원장님의 갑작스러운 소천 소식에 우리들 모두가 놀라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특히 가깝게 여러 활동을 같이 하던 우리들에게는 일종의 트라우마입니다. 넉을 놓고 일손이 잘 안 잡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족들은 더 그럴 것 같아 무슨 말씀을 어떻게 말씀 드려야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내내 화요일 저녁마다 죽음에 대한 기독교 생명윤리적 논의를 하면서 매시간 여러 교수님들을 통해서 죽음 문제를 여러 측면에서 다루던 합신 생명윤리 전공 MA 과정 학우들과 함께 저에게는 박 원장님의 소천 소식이 정말 믿고 싶지 않은 소식으로 들려 왔습니다. 아마 오랫동안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성경에서 배워 믿는 대로 박상은 선생님의 영혼은 지금 하나님께서 계신 그 하늘”(heaven)에서 지극한 영광을 누리며 계심을 생각하면서, 더구나 우리 주께서 다시 오실 때에는 박상은 선생님의 몸도 부활시키셔서 성경이 말하는 신령한 몸”(spiritual body)을 가질 것이니, 주께서 다시 오실 그 때 그리스도와 같은 모습으로 부활한 우리가 서로 얼싸 안고 기쁨을 누릴 것을 믿고 바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있는 이 슬픔을 극복하려 합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과 그의 의()의 전가 없이는 모든 순간, 특히 이와 같이 슬픈 때에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를 하나로 묶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때문에 우리는 이 슬픔 가운데서도 다시 일어나 생각도 하고 또 박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여러 일들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 신앙과 소망에 근거해서 박상은 원장님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해보려 합니다.

     

    여러 면을 살필 때 박상은 원장님은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바나바 같은 분이셨다고 생각됩니다. 박상은 원장님께서는 여러 사람들을 잘 엮으시는 독특한 능력이 있으셨는데, 그런 점에서 바나바와 같으셨습니다. 박 원장님은 여러 사람들을 연결시켜 놀라운 일을 하게 하실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인지 박 원장님을 기리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 원장님이 아니었으면 엮여지지 않았을 다양한 사람들이 박상은 원장님의 독특한 친화력으로 이어지며 함께 일을 하게 하는 우리들의 바나바인 박상은 원장님을 생각합니다. 그 일 때문에 박 원장님은 늘 바쁘셨으나 그 덕에 우리 기독교회가 수없이 많은 일들을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엮는 일의 상당 부분을 박 원장님께서 하셨습니다.

     

    둘째로, 박 원장님은 성경을 열심히 제대로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사회에 나가서 활발 하게 활동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시고 잘 실천하신 진정한 칼빈주의자였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경을 열심히 믿는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별로 활동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사회적으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은 성경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있는 이상한 한국 교회의 정황 속에서 성경을 참으로 잘 공부하는 사람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이 세상 속에서 활발히 활동해서 결국에는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신 박 원장님은 참으로 진정한 칼빈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정점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제4기 위원장을 하신 일(2014. 11. 11.2017. 11. 10.)입니다. 박 원장님은 이 세상에서도 대표적인 의료인으로 인정을 받아서 이 직책을 수행하시면서 생명 헌장을 발표하게 하며 이 땅에 진정한 생명의 가치를 드러내는 일을 잘 이루셨습니다.

     

    셋째로, 그와 연관해서 박 원장님은 생명의 가치를 귀중히 여기며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진정한 가치를 잘 인식하게 하신 귀한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생명의 원천이심을 분명히 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의 빛에서 생명 문제를 접근하려고 애쓰셨습니다. 의료인, 특히 기독교 의료인으로서의 마땅한 모습을 드러낸 것인데, 단순히 그런 입장에서 진료만 하신 것이 아니고 수 없이 많은 좋은 기관들에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셔서 이제 과연 누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려는지 안타까움이 많이 드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박 원장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박 원장님께서 촌음을 아끼시면서 여러 활동을 많이 해 주셨다는 반증입니다. 그 일 중의 마지막으로 하신 일이 합신에 생명윤리 전공의 석사 학위 과정을 만드시고, 초석을 마련하신 일입니다. 부디 계속해서 많은 학생들이 들어 와서 계속해서 이 연구를 하며, 같은 활동을 하여 갔으면 합니다.

     

    그 어떤 명칭 보다 우리들의 누가였다는 명칭을 가장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이 명칭이 참으로 적절한 박 원장님을 따라 나서는 이 땅의 수많은 누가들이 한국 누가회를 중심으로 점점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늘 강조한 것과 같이 좋은 의사이고, 좋은 신앙인이 따로 나타나지 않고, 이 땅에 진정한 기독교 의사들(Christian doctors)이 많아지기를 기도합니다. 우리의 누가 박상은 원장님이 이제는 그 많은 사역을 그치시고 하나님 품에서 안식하시며 한없는 기쁨을 누리고 계심을 같이 즐거워하면서, 우리들도 그 뒤를 따라 각기 주어진 영역에서 주께서 주신 일에 힘쓰겠다고 다짐합니다.

     

    2023119

    박상은 원장님 장례 예배에 즈음해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이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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