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목회자 수급 문제에 대한 한 제언
첫째로, 신학자들과 신학 교육자들을 중심으로 일종의 <신학교 인증 위원회>를 구성하여 서로 인정할 수 있는 신학교에 대한 실사와 학교 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과 수정 보완을 거쳐 인정할만한 신학교를 인증하도록 해야 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학교에 과연 가르칠만한 교수님들이 있으며 합당한 최소한의 시설을 가지고 있는 지를 검토하여 인정할만한 신학교들만을 공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절차를 아주 분명히 하여 이 인증과 검증이 국가에서 인정하는 것보다 좀더 내실이 있고 효과적임을 드러내도록 하고, 많은 이들에게 이런 인증를 받은 신학교들이 과연 어떤 학교인지를 알리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부지런히 홍보하여 각 교단은 이런 인증 받은 신학교에서 교육 받은 이들만을 목회자로 장립하도록 하고, 각 교회는 이런 분들만을 청빙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인증 과정에서 신학 인증 위원회가 각 학교가 감당할 수 있는 학생 수를 정하여 주는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인증 위원회가 충분히 제 기능을 발휘하고, 또한 이 공동체에 들어 온 기관만이 한국 교회와 사회 안에서 인정받도록 한다면 이런 위원회의 활동은 한국 교회 전체와 한국 사회에 대해 의미 있는 기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위원회에서는 아주 권위 있게 외국 학위들 중 과연 어떤 것을 인정할 수 있고, 어떤 것을 인정할 수 없는 지를 분명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인증 위원회가 제대로 성실하고 하나님 앞에서 그 기능을 발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회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 실사 기구보다 훨씬 더 신학교의 현실을 이해하여 어떤 면에서는 더 엄격하고 어떤 면에서는 유동성 있게 인증 활동을 하되, 한국 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정과 부패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그 위원 선정과 활동에서 매우 주의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각 학교에서는 신학 인증 위원회에서 정한 수만큼의 학생들을 선발하여 그 학생들을 철저하게 교육시키되 무엇보다도 그들과의 인격적인 접촉에 중점을 두어 교육해야 한다. 이 때 중요한 문제는 각 학교에서 이렇게 졸업한 학생들에 대해서 신학적으로 서로 교통이 가능한 학교들 간에는 상호 교차 승인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장로교 정치 제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소위 보수적인 신학을 지향하는 교단들은 그런 특성을 가진 신학교들을 상호 교차 승인하여 그 졸업생들로 하여금 각각의 해당 교단의 강도사 고시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로, 각 교단은 본래 신학생을 선발하여 교육하고 시취하여 자격이 있으면 목회자로 세우는 일을 그야말로 원칙을 따라 수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신학교에 보내지는 이들은 일차적으로 각 교회 공동체 안에서 제대로 훈련 받고 모든 교우들에 의해서 다음 세대의 목회자가 되도록 직간접적으로 추천되어야 하는 이들이다. 그러므로 교회 공동체에서 제대로 활동하지 않거나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은 후보생을 세워질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본인도 그런 내적 소명을 가져야 한다. 이런 이들을 목사님은 추천하여 그들이 노회 앞에서 시취 받도록 하여 목회자 후보생으로 세우고, 그렇게 목회자 후보생으로 세워진 이들을 신학교로 보내어 신학 교육을 받도록 하고, 각 교회는 그 목회자 후보생의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해야 한다. 그리고 각 학교에서는 이런 목회자 후보생과 그들을 지지하는 교회들과 노회를 도와 반듯하게 신학 교육을 시키고, 교회와 노회가 그를 지지하므로 아무런 염려 없이 그 학생이 자질이 부족하면 중도에라도 그만두게 하든지, 공부의 연한을 연장하여 공부를 더 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제대로 준비된 이들에게만 졸업장을 부여 할 수 있는 외적인 여건이 주어지면 신학교 교육은 많이 정상화될 것이다.
그리고 각 교단은 해당 교단의 강도사(준목, 준회원 목사) 고시를 매우 엄격하게 하고 목사가 될만한 사람들만을 목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인격적 자질을 엄격히 살피고, 성경과 신학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잘 살피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실은 신학교 졸업한 이들은 대개 다 강도사 고시에 합격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아주 예외적으로 불합격하는 예가 있을 정도이다). 혹시 위에서 언급한 신학교 인증 위원회에서 모든 교단의 신학교 졸업생들에 대한 1차 고시를 실시하고, 이에 합격한 이들에 대해 각 교단에서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이들을 교단의 특성에 따라 시험하여 선별하는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넷째로, 각 교회에서는 실제로 다음 세대의 목회자가 될만하다고 인정되는 사람들만을 청빙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신학생으로 세우기 전에 목회자 후보생으로 세울 때에도 각 교회에서는 아주 신중하게 의견을 내어야 하지만, 특히 신학을 공부한 이들이 각 교회에서 전도사로 인턴쉽을 하고 강도사로 사역하면서 목회 수련을 하는 것을 잘 살펴서 그들 가운데서 참으로 목회자가 될 자질이 상당히 나타내 보이어 대다수의 교우들이 그렇게 인정하는 이들만을 목회자로 청빙해야 한다. 만일에 그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문제는 계속 양산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상당 부분 목회자를 청빙한 교회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성도들이 자신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명확히 이해하면서 목회자를 청빙하고 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교회에서는 소위 부목사를 청빙할 때에는 주로 당회에서 결의하여 청빙하는 일이 많으므로 특히 각 교회의 목회자와 장로님들이 좀더 신경을 써서 이 일을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한 번 목사로 칭빙되어 임직한 이를 소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그리고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만일에 이와 같이 엄격한 과정을 적용한다면 지금 발생하는 목회자 수급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신학교간 교차 승인 문제이다.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만 위에서 말한 제안이 의미 있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각 교단과 신학교의 책임 있는 이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서 이 일을 한다면 신학 교육의 문제도 상당히 해소할 수 있고, 그 결과로 좋은 목회자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는 외적인 틀을 마련한 것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되면 그 뒤로부터는 학생들이 가장 의미 있고 필수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학교를 찾아 공부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각 학교의 특성이 명확히 드러나게 될 것이며 그리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공부한 이들을 각 교회는 만나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종교 개혁 시대와 같이 진리의 빛을 찾아 가며 참 진리를 배운 대로 각처에 적용하는 일을 많이 볼 수 있게 되기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