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문드 클라우니 교수의 소천 소식을 접하고서
에드문드 클라우니 교수의 소천 소식을 접하고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초대 교장이었던 클라우니(Edmund P. Clowney, 1917. 7. 30. - 2005. 3. 20.) 교수님께서 지난 3월 20일에 87세의 나이로 주님의 부름을 받으셨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홈페이지에 실린 그의 부고를 보고서 개혁 신학계의 위대한 목회자적 학자 한 분을 떠나보냈다는 무거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이렇게 소박하게나마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고 그와 같은 개혁 신학적 작업과 목회를 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다지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케비넷 장인(cabinet maker)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그 아버지를 닮아서 손재주도 좋아서 후에는 주일학교 교육 교재를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장로교적 배경을 지닌 그는 일단 휘튼 대학에서 공부하고 여기서 그의 평생 반려자가 된 진 라이트 클라우니(Jean Wright Clowney) 여사를 만나서 후에 5명의 자녀를 두게 됩니다. 1939년에 휘튼 대학(Wheaton College)을 졸업하고, 신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클라우니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공부하여 1942년에 신학사(Th. B.) 학위를 하고 정통 장로교회(OPC)목사로 임직하였습니다. 그 후 그는 예일 대학교 신학부(Yale University Divinity School)에서 신학 석사(S.T.M) 학위를 하였고(1944), 1942년부터 46년까지 여러 교회에서 목회한 후에 1952년에 그의 모교인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실천신학 조교수로 청빙을 받아 모교를 섬기다가 휘튼 대학교에서 명예 신학 박사(D.D.) 학위를 받은 1966년에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초대 교장(president)이 되어 1984년까지 섬겼습니다. 1984년 교장직에서 은퇴한 그는 버지니아주 샤를로트빌(Charlottesville, Virginia)에 있는 삼위일체 장로교회(Trinity Presbyterian Church (PCA))의 주재 신학자(theologian-in-residence)로 청빙 받아 섬기다가, 1990년에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겸임 교수(adjunct professor)로 다시 섬기다가, 2001년에는 텍사스주 휴스톤의 “왕이신 그리스도 장로교회”(Christ the King Presbyterian Church (PCA))의 협동 목사로서 2년 동안 전임 사역을 하시다가, 다시 샤를로트빌의 삼위일체 장로교회의 주재 신학자로 있으면서 죽기까지 봉사했다고 합니다. 이 때 그는 그의 마지막 책이 되는 <그리스도께서는 어떻게 십계명을 변혁시키셨는가?>(How Christ Transforms the Ten Commandments)를 써주셨다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기대에 찬 마음으로 그가 돌아가시기 불과 며칠 전에 출판사에 넘긴 원고가 인쇄되기를 기다립니다. 얼마 전 그는 병으로 누워 잠시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마지막 주간에는 말씀도 잘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때에도 그는 평소 그가 잘 나타냈던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손 싸인과 눈을 사용해서 가족과 방문자들에게 그의 따뜻한 마음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가 이제 그가 사랑하는 우리 주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클라우니 교수는 무엇보다도 그의 선생님들에게서 배운, 특히 게르할더스 보스적인 의미의 성경신학에 근거하여 구속사적인 설교 하는 방법을 잘 제시하였고, 실제로 그런 설교를 잘 하신 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의 성경 신학적 설교 방법의 제시는 <설교와 성경신학>(Preaching and Biblical Theology)에서 살펴 볼 수 있고 (이는 김정훈 교수의 번역으로 우리말로 소개 된 바 있습니다), 그의 설교의 실제는 <전개된 신비>(The Unfolding Mystery)에서와 <모든 성경으로부터 그리스도를 선포함>(Preaching Christ in all of Scripture)에서 살펴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설교를 듣거나 읽어 본 이들은 그가 구속사의 끈을 잘 연결시켜서 그리스도의 온전하심과 그 영광을 성도들 앞에 강해적으로 잘 제시하여 주님을 더 사랑하고 경배하도록 하는 탁월한 설교를 하였음을 주목하여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천 신학 교수로서 그가 한 교회론 강의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의 개혁파적인 교회론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저와 같이 그의 강의를 직접 듣지 못한 이들은 그가 은퇴 후에 낸 <교회론>(Doctrine of the Church)에서와 <사역에로의 부르심>(Called to the Ministry)을 통해서 그의 철저한 개혁파적인 교회론적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 전서에 대한 그의 주석(The Message of I Peter)도 그의 성경 주해 방법과 설교에의 적용을 잘 볼 수 있게 하는 귀한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클라우니 교수의 장례 예배는 3월 29일(화) 오후 2시 버지니아주 샤를로트빌의 삼위일체 장로교회에서 거행된다고 합니다. 또한 그를 기념하는 예배는 4월 13일 저녁 7:30에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필라델피아 캠퍼스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그의 장례 예배나 기념 예배에 참여 할 수 없는 우리들은 멀리서나마 그의 생전의 큰 소망인 성경 전체로부터 그리스도를 온전히 그리고 바르게 선포하는 방법을 더 연구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일에 우리 자신을 더 헌신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와 직접 만나 본 일이 없이 책을 통해서만 그의 생각과 접할 수 있었던 저와 같은 독자들은 그의 부드러운 격려와 지혜, 동감어린 상담과 개혁 신학의 효과적이고 폭 넓은 전파와 적용을 위한 그의 구체적 사역, 즉 프랑스에 세운 개혁파 신학교(the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in Aix-en-Provence, France),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분교(Westminster Seminary California), 삼위일체 장로교회(Trinity Church), 로잔 회의(the Lausanne Conference), 그리고 필라델피아의 목사님들을 위한 도시내의 훈련 프로그램이었던 웨스트민스터 사역 연구소(The Westminster Ministerial Institute)의 설립과 활동에 대해서는 잘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책들과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의 여러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참으로 그가 개혁 신학에 충실한 교회론을 이 현대적이고 포스트-모던적 상황 가운데서 잘 제시하였음을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신약학자요 조직신학을 하는 리쳐드 개핀(Richard Gaffin, Jr.)과 함께 그야 말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제 2 세대 신학자와 신학 교육자로서의 귀한 일을 잘 감당하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선배 교수들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을 잘 발전시킨 이 귀한 분들의 사역에 대해서 우리는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게르할더스 보스적인 의미의 성경신학을 더 발전시키고 신약학과 조직신학과 실천 신학에 적용시키는 이 귀한 일을 하신 분들의 공로를 우리는 크게 기리게 됩니다. 클라우니 교수님께 특히 감사하는 것은 실천신학을 철저한 개혁 신학적 입장에서 잘 감당해 주셨다는 점 때문입니다. 특히 실천 신학 영역에서는 개혁파적 철저성과 순수성을 지닌 학문적 작업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가장 철저한 개혁신학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현대적 적용성을 일어버리지 않는 참으로 개혁파적인 실천 신학을 감당해 주신 것에 대해 우리는 한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참으로 개혁파적인 신학을 하는 이들이 점점 없어지는 듯한 이 상황 가운데서 참으로 개혁신학에 충실한 성경을 잘 가르치는 좋은 목회자적 학자가 주님께로 가신 것은 그 분 자신에게는 기쁨이나 우리에게는 아쉬움이 큽니다. 한 동안 클라우니 교수 등의 자극에 의해서 이런 성경신학적이고 구속사적인 설교에 대한 탐구가 이 한국 땅에도 조금 있었지만 그것이 아직 꽃도 피우지 못한 채 많은 학자들의 관심은 다른 성경해석방법에 대한 추구에로, 또한 많은 목회자들의 관심이 이런 저런 실용적 관심에로 돌려진 안타까운 상황 가운데서 클라우니 교수의 소천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에게도 클라우니를 따르는 좋은 목회자들과 목회자적 학자들이 더 많아져서 이 땅에도 구속사적 설교가 더 풍성히 들려지며, 성경신학적 사유에 충실한 목회와 실천들이 더욱 많아 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 클라우니 교수 같은 분을 우리 가운데 주셔서 교회의 참된 자태를 잘 가르쳐 주시며, 이 세대에도 성경적인 교회의 모습 유지가 가능함을 보여 주셨던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의 생애와 사역을 위미 있게 사용하시고 그의 주님을 향한 열심과 사역을 받아 주심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과거의 귀한 선생님들을 사용하셔서 당신님의 교회를 참으로 성경적인 모습에 충실하게 하셨던 주님의 그 은혜가 우리에게도 임하여 우리의 교회 안에도 성경에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뜻을 온전히 따르고 주님께 순종하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더욱 많게 하시어 이 땅에 있는 주님의 교회를 건강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들 가운데서 지금도 교회를 통치하시면 교회를 인도하시는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니다. 아멘.”